고향

장봉이

작성일 : 2021-08-06 14:50

 

이슬을 쪼는 참새들

비질도 안 된 너절한 골목

목숨을 이어가기 위해

칼날을 갈던 아픔의 장터

삼복에 알몸을 드러내고

한증막을 즐기는 옥수수

물방아 절구에

뽀얀 순수를 빻아냈던

고된 어머니들의 손

오 원이면 서울 가는

버스를 탈 수 있었던 정거장

미군 지프에서 뿜어 올린 먼지가

신작로 미루나무 가로수를 온통 하얗게 칠했던

정겨움, 환희, , 아름답던 풍정

파랑새가 연 하늘

붉은 장미가 그려진 창

달과 별이

산과 구름이

송사리 뚝지 메기가

발가벗고 목욕하던 개천

언제고 만나도

으쓱대거나 옹졸하지 않던

털털하고도 푸짐했던 고향

그곳에서 태어났고

이런 곳에서 자랐으니

그 얼마나 행복하고 다행한 일

아니던가,

! 생각만 해도

그저 포근하기만 한 고향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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